'추억의 브랜드' MP3 아이리버, 결국 역사 속으로…


한때 MP3 플레이어 시장을 평정했던 아이리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SK스퀘어 관계사인 드림어스컴퍼니는 30일, 아이리버로 대표되는 디바이스 사업부문을 부동산 임대업체 미왕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약 50억 원에 불과한 매각대금은 한때 글로벌 MP3 시장을 주름잡았던 아이리버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1999년 설립된 아이리버는 세계 최초로 MP3 플레이어를 상용화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MP3 플레이어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2014년 SK텔레콤에 인수됐고, 2019년에는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꿨다.

 

이번 매각에는 아이리버의 MP3 플레이어와 무선이어폰 사업은 물론,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아스텔앤컨'까지 포함된다. 해외 법인인 아이리버 엔터프라이즈의 지분 100%도 함께 매각된다. 회사 측은 뮤직·엔터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드림어스컴퍼니의 실적을 들여다보면 디바이스 사업의 존재감은 미미한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의 실적에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플로'(FLO)를 중심으로 한 뮤직 부문이 전체 매출의 87.17%(1,719억 원)를 차지한 반면, 디바이스 부문은 고작 12.29%(241억 원)에 그쳤다.

 

드림어스컴퍼니는 이미 지난 9월 오디오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 돌핀을 포함한 4개의 비수익 자회사를 정리한 바 있다. 회사는 앞으로 IP 유통과 제작을 강화하고, AI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동훈 대표는 "AI 기반의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엔터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과연 음원 스트리밍 시장에서 멜론, 지니뮤직 등 쟁쟁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