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땄는데, 이런 대접'… 한국 체육계 민낯 폭로한 귀화 선수

 한국 바이애슬론의 새 역사를 쓴 예카테리나 압바쿠모바(34)가 금메달의 이면에 숨겨진 충격적인 내막을 고백했다.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바이애슬론 첫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소속팀과의 갈등으로 출전이 무산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을 털어놨다.

 

러시아 출신의 압바쿠모바는 2017년 한국으로 귀화한 후, 한국 바이애슬론의 간판 선수로 활약해왔다. 11일 중국 헤이룽장성 야부리 스키 리조트에서 열린 여자 7.5km 스프린트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바이애슬론 역사상 첫 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하지만 이 영광스러운 순간 이면에는 뼈아픈 사연이 있었다. 압바쿠모바는 소속팀인 전남체육회가 지난해 11월 국가대표 선발전 출전을 금지했다고 폭로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로 인해 티모페이 랍신, 알렉산드로 스타로두베츠 등 러시아 출신 귀화 선수들이 대회 출전 기회를 완전히 놓쳤다는 점이다.

 

압바쿠모바는 "소속팀의 결정은 아무런 설명이나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졌다"며 "내 경력과 직업, 팀, 급여 등 모든 것을 걸고 선발전 출전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택"이었다고 회상하며, 당시 겪었던 극심한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남체육회는 바이애슬론연맹의 갑작스러운 선발전 방식 변경에 항의하는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연맹이 기존 5차례 선발전을 무시하고 새로운 평가전을 추가한 것에 대한 반발이었다는 것이다. 반면 바이애슬론연맹은 실전 스키 기량을 평가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맞섰다.

 

압바쿠모바는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바이애슬론 발전에 기여한 인물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특히 신병국 감독, 김종민 전 연맹회장, 이혁렬 현 연맹회장의 지원이 없었다면 현재의 성과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앞으로의 길도 순탄치만은 않아 보인다. "아시안게임 이후 소속팀이 사라질 것 같다"는 우려를 표명한 그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을 향한 도전 의지를 다졌다. "한국을 위해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겠다"는 그의 결연한 의지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