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2년 만에 부사장… 젠슨 황 사위의 질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사위인 전직 알파인 스키 선수 니코 카프레즈(35)가 입사 2년여 만에 엔비디아의 핵심 임원으로 자리 잡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형 거래를 잇달아 맡으며 황 CEO의 신임을 받는 인물로 떠오르고 있다.
5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카프레즈는 현재 엔비디아 글로벌 AI 인프라 성장 부문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엔비디아의 막강한 재무력을 활용해 AI 인프라 생태계를 확대하는 업무를 주도하고 있다.
스위스 출신인 카프레즈는 과거 알파인 스키 선수로 활동했다. 국제스키연맹(FIS) 기록을 보면 2010년 주니어 세계선수권 슈퍼대회전에서 6위에 올랐고 유러피언컵에도 출전했다.
스키를 그만둔 뒤에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취리히 지사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했다. 이후 런던비즈니스스쿨(LBS)에 진학해 황 CEO의 딸 매디슨 황(35)을 만났고, 두 사람은 2021년 함께 학교를 졸업했다.

카프레즈는 이후 스위스 자산운용사에서 투자 분석 업무를 맡았다. 매디슨 황의 소개로 2024년 2월 엔비디아에 합류한 뒤 빠른 승진을 거듭했다. 올해 1월에는 수석 이사 직급을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발탁됐다. 입사 후 2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매디슨 황 역시 올해 3월 실물AI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로 승진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 말 하와이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황 CEO의 아들 스펜서 황(36)도 엔비디아에서 로봇공학 제품관리 담당 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가 실리콘밸리 기술 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가족 경영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프레즈가 맡은 핵심 업무 중 하나는 엔비디아의 고가 AI 칩을 금융 자산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신생 클라우드 기업들이 엔비디아 칩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뒤 다시 엔비디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금융 구조를 설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대형 거래에도 관여했다. 지난 6월에는 호주 네오클라우드 업체 퍼머스가 엔비디아 칩 구매를 위해 150억달러 이상을 대출받을 수 있도록 신용 지원을 제공하는 대신 향후 클라우드 임대 수익을 나누는 계약을 성사시키는 데 참여했다.
8월에는 월가와 사모펀드들과 함께 엔비디아 칩을 데이터센터에 공급하기 위한 50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만드는 과정에도 관여했다.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토지와 전력을 확보하기 위한 미국 업체 2곳에 대한 소수지분 투자에도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카프레즈가 황 CEO 특유의 업무 방식과 문제 해결 능력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복잡한 문제를 빠르게 파악하고 전략을 세우는 능력이 높게 평가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 외부 활동을 자제했던 카프레즈는 최근 대외 행보도 넓히고 있다. 콘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내는 한편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드인 활동도 늘렸다.
그는 최근 링크드인에 AI가 필수 인프라가 됐다는 취지의 글을 올리며 엔비디아 칩을 금융 조달이 가능한 자산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AI 칩 사업이 단순한 반도체 판매를 넘어 금융과 데이터센터 투자까지 연결되는 가운데, 카프레즈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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